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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e Prepared

9 JAN, 2019


언젠가 문득 소년 시절 보이 스카우트 활동을 추억하게 됐다. 오지에서 종이지도와 나침반에만 의지한 체 목적지를 향해 대원들과 고군분투하던 날. 
어머니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직접 해 먹어 본 밥.모닥불을 피워놓은 밤과 그 위로 별이 쏟아지는 하늘이 있었다. 
제각각의 호기심을 품고 새로운 환경에 용감하게 부딪히는 소년들이었지만, 구호는 같았다. 
‘준비(be prepared)’였다. 이 구호는 어설픈 소년들에게 항상 준비된 자세에 대한 주의와 동시에 입으로 내뱉는 즉시 마음에 용기를 불러일으켰다. 

그로부터 20여 년도 더 지난 지금. 육체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스스로 어설픈 소년으로 머물러 있지는 않을까 생각했다. 
어쩐지 ‘준비’라는 구호가 시즌을 준비하는 문턱에서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. 2019년 봄, 여름 이스트로그 컬렉션 주제를 ‘준비(be prepared)’로 정하게 된 계기였다. 
더불어 추억과 함께 그려낸 보이스카우트 무드의 디자인 그리고 어릴 적 착용했던 단복의 항건 색인 레드 오렌지를 메인 컬러로 삼았다. 
이 시대의 몸만 자라버린 소년들과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시즌이었으면 한다. 
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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